하루 3개 팔던 팥빙수, 200개 판 날의 이야기
스물다섯, 바닷가 노점에서 처음 장사를 배웠다. 지금 건물을 사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
2026.07.24
내 인생 첫 사업은 팥빙수였다.
스물다섯, 대학교 방학이었다. 친구랑 둘이 바닷가에 노점을 깔았다. 팥빙수 한 그릇에 2,500원. 첫날 판 게 딱 세 그릇이었다. 세 개.
친구는 그날 바로 마음을 접었다. 어차피 안 될 거라고 했다. 나는 반대였다. 안 되면 뭐라도 해보자는 쪽이었다. 그 차이 하나가 결국 갈렸다.
다음 날부터 방법을 바꿨다.
첫째, 아이스박스를 들고 백사장을 돌았다. 팥빙수요, 하고 소리치면서. 앉아서 손님을 기다린 게 아니라 손님한테 걸어갔다.
둘째, 명함을 팠다. 팥빙수 파는 노점이 명함이 어디 있냐고들 했는데, 나는 그걸 돌렸다. 전화가 오면 바로 대응하려고.
셋째, 전화가 오면 위치부터 정확히 알려줬다. 저희 바로 뒤 건물 앞이요. 헤매게 두지 않았다.
넷째, 배달을 가면서 눈으로 손님을 계속 봤다. 가는 길, 오는 길에 본 사람이 다음 주문이 됐다.
다섯째, 단체는 다섯 개에 만원으로 묶었다. 한 명한테 파는 것보다 무리에게 파는 게 빨랐다.
그렇게 하루 200개를 팔아봤다. 세 개에서 200개.
지금 나는 건물을 산다. 아홉 채를 샀고 호텔도 한 채 있다. 사람들은 부동산이랑 팥빙수가 무슨 상관이냐고 한다. 나는 똑같다고 본다. 앉아서 좋은 물건이 오길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발로 뛰어서 찾아내는 사람이 있다. 정보를 남이 떠먹여 주길 바라는 사람이 있고, 직접 부딪혀서 파는 사람이 있다.
스물다섯의 팥빙수나 지금의 빌딩이나, 결국 되게 만드는 사람이 되느냐의 문제다.
